언론보도

[지방간]방치땐 간암까지…‘침묵의 살인자’ 5년새 43% 급증

[지방간]방치땐 간암까지…‘침묵의 살인자’ 5년새 43% 급증 이미지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과 비만·당뇨 등 원인 ‘비알코올성’으로 분류
간에 지방 과다축적되는 질환…초기증상 없고 저체중이라도 걸릴수있어
혈액검사·초음파로 진단·생활습관 교정 치료…꾸준한 운동으로 예방을

▲ 더 프라우병원 내과 전문의 문성훈 원장은 "지방간은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강조한다.

 

지방간이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지방간이라고 하면 흔히 술을 많이 마셔 걸리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 건강을 위협받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침묵의 장기’인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지방간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심각한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프라우병원 내과 전문의 문성훈 원장과 함께 지방간의 주요 원인과 증상, 진단 및 관리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수 5년새 43%↑

지방간은 주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 한정된 질환이었지만, 요즘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음에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수는 2017년 28만3038명에서 2021년 40만5950명으로 5년 만에 약 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증상이 없어 검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지방간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과다 축적되는 질환으로 간 내 지방이 간 무게의 5%를 초과할 때 진단되며,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더프라우병원 문성훈 원장은 “알코올성 지방간은 지속적인 과음이 주 원인이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특히 한국인의 경우 밥, 면, 빵 등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과 야식, 잦은 외식 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특정 약물이나 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정상체중이나 저체중에서도 운동 부족과 노화로 인한 근감소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의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간혹 오른쪽 윗배의 불편감이나 만성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지만,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문 원장은 “증상이 없다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단순 지방간이라도 방치하면 만성 간염, 간섬유화로 진행될 수 있고, 심한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간섬유화가 심해져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복수, 황달 등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활습관 교정이 지방간 치료 핵심

지방간은 주로 혈액검사(간 기능 수치 확인)와 복부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복부 초음파는 간의 지방 침착 정도를 시각적으로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필요한 경우 간 섬유화 스캔 등으로 간의 굳기 정도를 평가해 간섬유화 진행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지방간 치료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원칙은 원인이 되는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지방간 자체를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공인된 특효약은 없다.

문 원장은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가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이 핵심”이라며 “현재 체중의 5~10%만 감량해도 지방간 호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고지방·고탄수화물·단순당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통곡물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운동은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중등도 강도로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권장된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이 있다면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도 필수적이다. 경우에 따라 전문의의 판단하에 간 기능 개선제나 항산화제 등이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이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하며 약물만으로는 지방간을 완치하기 어렵다.

지방간은 생활 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균형 잡힌 식단, 적정 체중 유지, 절주 또는 금주, 그리고 꾸준한 신체 활동이 기본적인 예방 수칙이다.

문 원장은 “지방간은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간 건강을 확인하고, 위험 요인이 있거나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개인 상태에 맞는 관리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간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출처 : 경상일보(https://www.ksilbo.co.kr)